2022년 어느 가을, 안타까운 뉴스가 각종 언론매체에 보도 되었다. SPC 그룹에서 운영하는 파리바게트의 공장에서 20대 초반의 여성이 소스배합기 조작간 사고로 몫숨을 잃었다는 것이다. 하지만 더 큰 문제는 그 공장의 대처였다. 사고난 현장은 백색천으로 가린채 다른 근로자들을 소집하여 몇 시간 동안 안전교육을 하고 다시 공장현장에 투입되었다. 사망한 동료가 사망한 그 현장 바로 옆에서 말이다. 뉴스에서 인터뷰한 당사자말로는 정신적 고통이 굉장히 컷다고 한다.
또한 사망한 근로자의 장례식에 SPC그룹은 위로한답시고 자사의 빵을 갖다주었단다.
https://www.ytn.co.kr/_ln/0103_202210192107070429
이러한 소식이 일파만파 뉴스를 통해 전해지자 국민들은 공분을 삿고, 전국적으로 SPC그룹에 대한 불매운동을 시작했다. 파리바게트는 물론이고 베스킨라빈스, 던킨(도너츠), 파리크라상, 빚은, 쉐이크쉑 등 피묻은 빵은 안먹겠다는 SPC그룹의 불매리스트가 여기저기 퍼져나갔다.
비슷한 시기에 ‘포켓몬 빵’이 전국적으로 인기여서 대형마트, 편의점 등에서 들여오는 족족 팔려나갔는데 특히 중대형 마트는 이 ‘포켓몬빵’을 사기위해 마트 오픈시간에 맞춰 들어온 뒤 번호표를 받아 줄을 서야 살 수 있는 진풍경도 연출 되었다.
하지만 이와같은 모습도 파리바게트 공장 사고 이후 볼 수 없게 되었을 정도로 상태는 심각했다.
https://www.fnnews.com/news/202210251542089039
‘SPC 불매’ 속타는 가맹점주 “자영업자가 무슨 죄입니까”
[파이낸셜뉴스] 최근 SPC그룹의 연속적인 직원 안전 사고에 대한 예방 및 사후조치 미흡 등으로 불매운동이 확산하는 분위기가 나타나면서 가맹점주의 피해도 늘고 있다. 상당수 가맹점주들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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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어 언론에서 SPC그룹의 가맹점주는 억울하다는 입장을 표력했고 확실히 그 사고 이후, 우리집 근처의 파리바게트가 3개 정도 있는데 예전보다 손님이 많이 줄어들었거나 한산하다는 느낌을 받았다. 오히려 그 근처에 있는 라이벌 베이커리 브랜드인 뚜레쥬르가 반사이익을 얻었는지 뚜레쥬르 손님은 더 늘어난 것 같았다.
뚜레쥬르 뿐 아니라 파리바게트에 밀려 고전하는 개인 제과점 역시 평소보다 많이 찾는 느낌이었다.
그러다 마침 주변의 베스킨라빈스가 확장공사를 하고 있었다. 아마 내 기억으로는 위 사고 직전 부터 확장공사를 시작했었던 것으로 기억한다. 한창 확장공사중에 그 사고가 터진 것이다. 베스킨라빈스 확장 공사 현장을 지나면서 ‘하필 큰 돈 들여 확장공사하는데 어떡하냐… 베스킨라빈스 불매운동인데…’ 라고 생각했었다.
그리고 얼마 후 확장공사가 끝나고 베스킨라빈스는 커 넓고 쾌적한 모습으로 가게를 다시 열었는데 이게 왠걸, 내 예상과는 달리 베스킨라빈스 안에 손님이 꽤 많았다. 불매운동이 베스킨라빈스로 번져가 확장공사를 해도 손님이 없을 것이란 내 예상이 보기좋게 빗나갔다. 물론 확장공사 한 것에 비해 매출이 생각보다 안 나왔을 수 도 있겠지만 어쨋든 내부의 손님은 꽤 있었으며 이 정도 손님 유입량이라면 배달도 크게 영향을 받지 않았을 것이란 예상도 한다.
심지어 11월 초 가을이 깊어지고 겨울로 진입하려는 추위가 막 시작될때 쯤임에도 불구하고 베스킨라빈스의 인기는 식을 줄 몰랐다.
그렇다. 파리바게트는 대체할 가게가 많다. 파리바게트가 제과업체 프랜차이즈 중에서는 시장을 잠식하다시피 하지만 그 와 그나마 어깨를 나란히 할 수 있는 대표적으로 뚜레쥬르가 있고 그 외에 많은 개인 브랜딩 빵집이 집 근처에만 해도 수 개가 된다.
최근에 저가커피브랜드가 많아져 인기를 끌고 있다. 대표적으로 메가커피, 컴포즈커피, 벤티, 백다방 등등이 있는데 이 들 역시 저렴한 가격에 많이 팔아 수익을 만드는 박리다매의 동일한 전략을 취하고 있는데 서로간 치킨게임을 하고 있지않나 라는 생각이 들 정도로 우리 주변에 엄청나게 많은 저가커피프렌차이즈가 많다.
하지만 베스킨라빈스는 달랐다. 대체할 가게가 없다. 라이벌 가게가 없다. 물론 설빙, 하겐다즈, 나뚜르 등의 아이스크림 전문 브랜드가 많지만 베스킨라빈스가 독보적이다. 우리 주변을 둘러봐도 베스킨라빈스는 흔하게 보이는 반면 그 외 브랜드는 비교적 잘 보이지 않는다.

아이스크림이라는 매체는 인간이 살아나감에 있어서 쌀, 빵, 물 등과 같이 필수적 섭취음식은 아니다. 하지만 분명한 것은 해당 시장을 거의 독점하다시피했다는 것이고 사람들은 이미 베스킨라빈스라는 것에 길들여져있었다라는 것이다.
작년이었나? 던킨 본사 도넛만드는 기계의 위생문제가 도마에 오른적이 있었다. 당시 뉴스에 보도된 비위생적인 도넛기계를 보고 사람들은 경악을 금치 못 하며 던킨 역시 불매운동을 했었는데 몇 달 안가 다시 사람들은 던킨을 찾았다.
몇 년 전, 한국과 일본간 위안부 사태 문제로 양국의 대립이 극에 달할때 쯤, 우리나라에서 일본 브랜드 불매운동을 벌었던 적이 있었던 것으로 기억한다. ‘NO JAPAN 사지않습니다’ 라는 마크도 만들어 공유하기 시작하며 렉서스, 유니클로 같은 일본 브랜드를 사용하지 말자며 온라인 상에서 공감대를 형성했었다. 심지어 모르는 사람이 개인 렉서스 승용차량을 파손하는 일도 있었단다.
확실히 효과는 있었는지 특히 유니클로는 매출이 나오지 않는 매장 몇 개를 닫았다는 보도도 꽤 있었다.
하지만 지금 던킨 잘 팔린다. 일본 제품 잘 팔린다.
파리바게트도 곧 예전처럼 잘 팔릴 것이다.
여기서 느낌 점.
1. 우리나라 사람들은 냄비와 같아서 불매운동을 하더라도 오래가지 않는다.
2. 그러니 우리나라 사람들은 아무리 기업의 반윤리적 행위로 불매운동을 해도 다시 돌아오니 호구가 된다.
3. 기업은 안바뀌는데 우리나라 사람은 몇 년 후면 쉽게 잊어버리니 기업도 우리나라 사람도 문제라고 한다.
4. 위 현상은 안 바뀐다.
그래서 내린 결론, 신도시 또는 거주인원이 많은 동네에 베스킨라빈스를 하면 적어도 망하지는 않을 것 같다.